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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엥겔스와 협동조합 - 1) 들어가며

기사승인 2016.12.09  13: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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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오해의 기원

1. 들어가며 - 협동조합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오해의 기원

 

지난 11월 26일 건강미디어협동조합과 공의사모의 합동 모임에서 백재중 선생이 세계협동조합의 흐름을 간략히 설명하였다. 이때 아쉽게도 마르크스주의와 협동조합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말 아주 간단히 언급하기만 했을 뿐이었다. 필자는 예전부터 마르크스주의와 협동조합에 대해 특히 19세기말 협동조합 운동이 탄생하고, 마르크스주의가 탄생할 때 마르크스나 엥겔스가 협동조합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알아 두는 것이 오늘 현시점에서 협동조합운동을 추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이 글은 이런 목적을 위해서 작성된 것이다.

협동조합 운동과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 수립이후 비교적 초기에 시작했다는 점과, 노동자의 문제를 중심의제로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협동조합이 마르크스주의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했다. 마르크스의 초기 저작이라 할 수 있는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라는 말에서 나타나 듯 본격적인 마르크스 엥겔스의 활동은 1840년대 초반부터 나타났다. 반면 협동조합은 최초의 협동조합 운동을 주도한 로버트 오웬의 주요저서가 1813년이었던 만큼 약 30년이나 앞선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마르크스 엥겔스의 주요 이론은 사회 운동적 관점에서 본다면 초기 사회주의 이론이나 협동조합 운동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레닌은 마르크스주의를 형성한 기존의 3대 요소로서 정치경제학, 사회주의, 독일고전철학을 제시한 바 있다. 이중에서 사회주의가 바로 협동조합운동에 해당한다. 사실 사회주의라는 말은 협동조합 운동의 초기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로버트 오웬이 제일먼저 사용하였다. 오히려 마르크스 엥겔스는 사회주의를 계승하면서 자신들의 사상에 대하여 사회주의의 문제를 극복한 공산주의로 언명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마르크스주의는 사회주의권의 멸망이후 한물 간 사상으로 취급받고 있다. 세상의 모든 철학이 그렇듯이 마르크스주의를 단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는 것이며, 구체적인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핵심 정신이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의도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대개의 사람들로부터 이의가 없다. 처음부터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당시 노동자가 참여하는 여러 운동에 대해서 평가를 하였고, 특히 협동조합 운동에 대해선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모든 시기별 저작에는 늘 협동조합 운동을 염두에 둔 언급이 있으며, 이러한 관심은 1871년 파리꼬뮨이 발생했을 때 절정에 달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초기 저작에서부터 후기저작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관된 논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강조점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데, 특히 협동조합과 관련해서도 이러한 양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마르크스 엥겔스가 협동조합 운동에 대단히 비판적이었다는 식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비판은 일정부분 근거가 있는 것이다.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또 상황이 갖는 우선순위에 따라 조금씩 오해하면서 변형되었다. 특히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초점을 두고 이야기했던 부분들에 대한 꼼꼼한 독해를 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오해는 확산될 수 밖에 없다. 흔히들 사람들은 마르크스 엥겔스의 특징을 거론할 때 ‘과학적 사회주의의 정립’이라는 명제를 제기한다. 이렇게 정의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언급을 할 때 과학과 반대의 내용으로서 협동조합을 거론하고, 협동조합은 곧 ‘공상적 사회주의’로서 규정하여, 협동조합은 마치 유토피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특히나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하거나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확산되었다. 그리고 대개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서 마르크스 엥겔스의 이른바 [공산주의 선언] 혹은 [공산당 선언]을 인용한다. 필자는 [공산당 선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세 가지가 대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모든 인류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였다, 2) 사적 소유의 폐지는 국유화를 통해 달성한다, 3) 협동조합운동은 유토피아에 불과하다.’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위의 세 가지는 [공산당 선언]에서 마르크스 엥겔스가 제기한 논지를 꼼꼼하게 읽지 않아 나타난 수박 겉핥기의 폐해이다. 그러나 이런 오해로 인하여 자신이 철저한 사회변혁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협동조합 운동은 노동자들의 근본적인 해방과는 무관한 것으로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났던 것이다. 특히 스탈린주의는 이런 오해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마르크스 엥겔스의 저작은 대단히 많아서 소위 마르크스 엥겔스 전집이라고 할 경우 현재 공식적으로 44권이나 된다. 협동조합과의 관련에서 모든 저작을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필자는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저작을 중심으로, 또한 비교적 많이 알려진 저작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아울러 필자는 마르크스 엥겔스의 협동조합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저작을 일단 두 시기로 구분하고자 한다. 마르크스 엥겔스의 저작, 특히 그중에서도 마르크스의 대표적인 저작은 [자본론]이다.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 이후 [자본론]의 발간은 1867년이었다. 마르크스는 1883년에 사망했고, 엥겔스는 1895년에 사망했다. 1844년부터 1867년까지는 23년의 기간이며, 1867년부터 엥겔스가 사망한 해 까지는 또다시 28년의 기간이 있다. 대체로 [자본론]을 중심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누는 것이 무리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자본론]발간을 중심으로 이전 시기와 이후 시기 마르크스 엥겔스의 협동조합 내용을 구별하여 서술할 예정이다. 또한 내용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순서로 게재하고자 한다.

1) 들어가며 - 협동조합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오해의 기원

2) 초기 협동조합 운동의 특징

3) 마르크스 엥겔스 전기 저작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내용

4) 마르크스 엥겔스 후기 저작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내용

5) 결론 - 마르크스주의와 협동조합

 

박찬호 bluepol6204@hanmail.net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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