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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협동조합을 그리다

기사승인 2017.01.03  21: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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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재벌 병원의 등장 이후 대형병원들은 시설과 장비 위주의 무한 경쟁 속에서 줄서기에 몰두하고 있다. 덩달아 환자들도 서울에 몰려 있는 몇몇 초대형 병원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동네 의원, 중소병원, 지방병원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의료의 경쟁 체계와 초대형 병원에 의한 독점 체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정부는 이런 왜곡 구조를 방치한 채 자본을 위한 의료 민영화 정책에만 매달려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경쟁과 독점은 국민의 건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동과 연대의 정신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를 매개로 주민들, 동네 의원, 동네의 중소병원, 그리고 지방에 있는 병·의원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동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강력한 조직적 수단 가운데 하나가 협동조합이다.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의료생협이나 협동조합기본법 이후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 그리고 다른 유형의 협동조합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취지는 의료 분야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기존의 경쟁과 독점 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협동조합 운동이 단점도 있고 한계도 분명하지만 나름대로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의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 의료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한 운동, 공공병원을 살리는 운동 등 다양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의료 관련 협동조합은 의료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의료생협의 예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듯이 주민들의 노력과 의지가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환자와 보호자, 주민들, 지역사회 모두가 협동조합의 주인이 되어 전문가 중심의 의료를 혁신하는 데 힘을 보탤 수도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을 통해 사람 중심의 의료 혁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의료 협동조합은 건강,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설립이 가능하다.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의 협동조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분야이기도 하다. 의료인들끼리, 환자들끼리, 의료인과 환자가 같이 모여서 그리고 지역 사회도 같이 참여하여 이런 저런 협동조합들을 구상하고 만들어 보기를 기대하게 된다. 사실 이런 기대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도 하다.
  자본에 의해 움직여지는 의료와 사람에 의해 운영되는 의료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가속화되는 의료 민영화 정책의 지향은 의료 분야가 철저하게 자본에 의해 종속되어 이윤창출의 마당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사람 중심으로 움직이며 민주주의 원리에 기반 하는 협동조합 정신은 자본에 대항하는 강력한 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다.
  협동조합을 통해서 환자와 보호자, 지역 사회 주민들은 자신의 건강과 질병 문제에 있어 주체로서의 자리 매김을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병원이나 전문가가 제공하는 의료 정보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나가고 전문가와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면서 자기 신체와 건강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의료 공급 체계에서 이윤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민간 영역이 중심이 되다 보니 돈이 되는 치료 중심 의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풍토에서 민간이지만 공공성이 강한 의료 협동조합은 의료의 공공성 강화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치료 중심에서 생활 관리, 예방 중심의 의료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데 있어 의료 협동조합, 이 중에서도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의 역할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의료 협동조합의 의미,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정부, 지방 자치 단체들은 의료 협동조합을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책적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보건 의료 분야의 누적된 과제들을 바꿔 나가기 위해 제도 개혁, 의식 개혁 그리고 의료 조직의 혁신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의료에서 협동조합 운동은 의료 조직 영역에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 협동조합이 새로운 의료의 지평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의료 협동조합의 개념과 유형, 특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우리나라에서 발전한 생활 협동조합 방식 말고도 다양한 방식의 의료 협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의 의료 현실 속에서 협동조합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협동조합 운동이 의료 혁신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전 세계 의료 협동조합의 현황과 중요 사례들에 대해 개괄적으로 기술하였다.
  4장에서는 세계 각국의 의료 협동조합들을 망라하였다. 전 세계의 다양한 의료 협동조합들을 대륙별로 분류하여 기술하였다.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의 협동조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사례들의 나열이어서 지루할 수도 있는데 하나하나의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대리 경험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5장은 우리나라에서의 의료 협동조합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기술로 채웠다. 일제 강점기의 의료 협동조합부터 청십자와 난곡의료협동조합, 의료생협 운동, 협동조합기본법 이후의 새로운 의료 협동조합 유형까지 살펴보았다.

 

  지은이 : 백재중
  출판사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반양장/148x210mm/264쪽/값 13,000원
  ISBN 979-11-87387-02-2 03330
  초판 발행일 : 2017년 1월 15일

건강미디어 mediahealth2015@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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