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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소속 의료기관이 지키는 '노동자 건강권'

기사승인 2018.09.17  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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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향남공감의원에서 사의련 경기인천지역 두 번째 모임 열려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는 9월 15일 오후 4시 경기도 화성의 향남공감의원에서 경기인천 지역 두 번째 모임을 열고 지역 의료기관의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5년 9월 19일 개원한 향남공감의원은 사단법인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가 만든 의료기관이다. 사단법인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는 산업보건의 사각지대에 놓인 하청업체 등 중소 영세 사업장과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권 향상을 사업목적으로 해 만들어졌다. 주무 관청은 고용노동부다.

사단법인 설립에 대해 김정수 원장은 "지역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협동조합 방식은 한계가 있었다"며 "의료법인, 재단법인, 사단법인 등의 방법이 있었지만 재정이 넉넉치 못한 상황에선 사람들의 모임인 사단법인이 적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단법인의 모태는 2014년 12월 안전건강센터 준비모임으로, 이곳에 같이 한 사람들은 2년 반 동안 매월 모임을  갖고 법인 설립을 도모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들을 중심으로 3억2천만 원의 기금을 모아 법인 설립을 준비했으며, "99퍼센트 노력과 1퍼센트 하늘의 도움으로" 2015년 4월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지금의 병원 건물 3, 4층을 경매를 통해 낙찰받게 된다.

법인 설립도 하늘이 도운 것일까. 사실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짧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하지만 몇 년을 기다려도 '함흥차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감직업환경센터는 사단법인 설립을 3개월만에 해냈다. 김 원장은 "고용노동부가 우리와 비슷한 사단법인 설립을 허가한 적이 있었다. 직업 환경 문제를 다루는 '산업보건협회'라는 곳인데, 여기서 의료기관을 설립한 것이다. 이전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주무 관청 입장에서도 특별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향남공감의원은 3층 진료실과 4층 건강검진센터로 이뤄져 있다. 4층에 올라가면 병원 운영의 원칙을 담은 벽면의 간판이 눈에 띈다. '지역주민의 주치의, 노동자 건강 지킴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병원'이 가운데 '공감'이란 글자 주변으로 둥근 원을 그리며 배치돼 있다.

▲ 향남공감의원 4층 건강검진센터 입구엔 의원의 가치를 담은 '지역주민의 주치의, 노동자 건강의 지킴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병원' 소개글이 붙어 있다.

먼저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병원'을 보자. 향남공감의원은 직원들의 민주적 의사 결정 참여와 성취감,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동감사제'는 노동감사가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준수 등에 대해 묻고 이를 평가해 설명회를 열며 경영진에게도 알린다. 임금체계는 호봉제를 택하고 있으며 법인 수익 중 일부는 임금 인상분으로 반영한다. 주 40시간제를 지키려고 노력하되, 초과 노동이 발생하면 이유를 설명하고 예방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실시한다. 

의사들의 노동 시간도 주 58시간에서 현재는 주 47시간으로 줄어들었고, 내년에 의사 1명을 충원하게 되면 주 45시간이 가능하다. 현재 공감의원에는 김정수, 송홍석, 임재우 원장이 진료하고 있다.

병원의 설립 가치와 지향을 공유하는 '가치 공유의 시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전 직원이 월 1회 업무시작 전 1시간 '유급 회의'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 지역사회 주치의 역할, 이주 노동자 인권 등에 대해 강의를 듣고 생각을 나누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감정노동에 대한 메뉴얼도 만들어 환자로부터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당했을 때 행동 요령 등을 안내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 문화와 민주적 의사 결정을 위해 법인 운영위원에는 3층과 4층에서 각각 1명씩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향남공감의원 태생 이유인 노동자 건강권을 위한 여러 사업도 시간이 지날수록 탄력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기본적인 노동안전보건교육에다 내년부터 시행될 50~3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보건 관리 대행 업무를 통해 지역 노동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제도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일과 건강에 관한 토크 콘서트'는 의원이 지역의 구체적인 노동 문제를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보려는 프로그램이다. 직업 환경과 의사들이 필진을 참여한 책,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북 콘서트가 계기가 된 토크 콘서트는, 아파트 경비 노동자와 우체국 집배 노동자처럼 지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노동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야간 순찰에 따른 건강 문제를 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주민들과 공감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9월 13일 열린 '밤을 잊은 노동과 건강 콘서트'를 진행했던 송홍석 원장은 "최저임금이 오른 후 경비 노동자의 휴게시간은 늘었지만 야간 순찰은 계속 되고 있다"며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이런 토크 콘서트가 경비 노동자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역의 주치의를 자임하는 향남공감의원은 이주 노동자 건강권, 의료 취약 지역 노인건강, 건강 취약 계층 물적 지원, 장애인 주치의 사업 등 지역보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사의련) 경기인천지역 두 번째 모임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향남공감의원에서 열렸다. 행사 후 참석자들이 의원이 있는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기태 newcitykim@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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