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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난곡, 그리고 2019년 관악

기사승인 2019.06.16  12: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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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 정신 계승한 관악정다운의료사협 창립

"1976년도 난곡이라는 산동네에서 가난하지만 우리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생명을 지키는 운동이었던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었다. 100원짜리로 시작했지만 10년 후엔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병원, 요셉의원을 설립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이 가난하고 힘이 없지만 서로 협동하고 힘을 모아 뜻을 가진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를 뿌리 삼아 관악정다운의료사협에서는 잎이 돋아나고 꽃을 피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초대 이사장을 맡은 김혜경 선생의 선출 소감이다. 

김혜경 이사장은 1970년대 군사독재 정권의 개발정책으로 농촌에서 밀려난 농민과 도시 재개발로 쫓겨난 철거민들이 많이 살았던 난곡에 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 진료를 기다리는 난곡 주민들.

책 《의료 협동조합을 그리다》에 따르면, 1974년 9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톨릭 학생회가 성당의 소개로 의료봉사를 나오기 시작한다. 여기에 난곡 주민들이 1주일에 당시 돈 100원을 내고 진료를 받게 된다. 이 돈마저 없는 사람은 상담 후 무료진료를 받기도 했다. 소문이 나면서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까지 몰리게 된다.

김혜경 선생과 주민들은 대안으로 협동조합을 생각해내고 1976년 3월 13일 김혜경의 집 안마당에서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 창립총회를 118세대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열었다. 1983년에 이르러서는 1만여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되고 10주년이 되던 1986년 4월 20일 총회에서 병원 설립을 결의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현재 영등포에 있는 요셉의원이 1988년 8월 29일 개원한다.

난곡의료협동조합은 국가 의료보험이 시작되자 보험료 이중납부와 협동조합으로서 정체성을 잃게 되며 1989년 즈음 문을 닫고 말았다.

2019년 6월 15일 오후 3시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관악정다운의료사협이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 곳곳에선 '난곡의 정신'을 이어 모두가 존중받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곳곳에 베여 있었다.

설립 경과에서부터 관악의 뿌리로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을 언급했고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 당시 임원들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장면에선 절정에 달했다. 김혜경 이사장은 "1976년 난곡희망의료협동조합에서 임원으로 활동했던 어머니 6명을 고문으로 모셨다"며 "43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이 자리가 난곡의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 위촉장은 제가 아니라 관악의료사협이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설립 동의자 545명 중 308명(위임 80명 포함)이 참석해 성원이 이뤄진 가운데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정관승인과 2019년 사업계획, 임원선출 등이 의결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관악정다운의료사협의 역사적인 창립을 축하한다"며 "관악정다운의료사협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멋진 공동체로 성장,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의료협동조합의 핵심 과제인 의료기관 설립은 내년에 이뤄질 계획이다. 정유미 사무국장은 "조합원의 욕구와 필요에 기반한 의료기관을 개설할 계획"이라며 "자금 마련을 위해 조합원 증좌 캠페인, 단체 조합원 가입, 신규 조합원 확대를 통한 출자금 증액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악의료사협은 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서울시 마을건강지킴이 청년 코디네이터 사업의 하나였던 '2018 관악구 주민 건강 욕구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의료 서비스 9항목, 의료사협 5문항 등 29항목에 걸쳐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수요를 조사해 의료기관 설립의 기초자료로 삼았다. 

▲ 2019년 6월 15일 관악구청 8층 대강당에서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열었다.

김기태 newcitykim@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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