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한국의 꿈의 호수, 동부케어 향남점에 방문하다

기사승인 2019.07.23  11:02:02

공유
default_news_ad1

작업치료학과 학생 탁현우

작업치료학과에 입학한지 5년째, 이미 1학년 때 부터 일본에 있는 '꿈의 호수촌'을 선망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곳을 방문해보길 소망하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사의련의 송홍석 선생님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일본 꿈의 호수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 만든 향남의 동부케어 센터에 방문하게 되었다.

동부케어의 대표님은 꿈의 호수촌에서 다년간 일하다 오신 사회복지사셨다. 한국에도 이러한 지역 개념의 케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여러 지원을 받으며 현재는 프렌차이즈를 7개까지 내셨다. 최종 목표는 프렌차이즈 1,000개라고 하신다..!

센터에 방문하니 김학송 시설장님이 아주 반갑게 맞아주셨다. 시설장님이 우리가 학생 신분으로는 견학 온 첫 번째 그룹이라는 사실을 귀띔해 주셨다. 첫 번째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또 앞으로 이런 기회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하는 생각을 했다.

견학을 하며 내부를 확인 하고 질의응답이 오고갔는데, 정말 내가 영상과 기사로만 접하던 꿈의 호수가 펼쳐진 것 같았다. 글앞으로를 위해 센터에 대해 배울 점과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적어보고자 한다.

1. 환경 개선과 능동적 삶의 구체화

이곳은 3,4,5,6등급의 노인성 질환과 인지장애(치매)를 갖고 계신 분들이 입소 대상이 된다. 당연히 ADL에서 인지와 운동에 불편함을 겪으시기에 이곳 동부케어는 삶 자체가 치료가 되도록 환경적인 개선과 여러 활동을 통해 치료 프로그램을 행한다.

예를 들면, 매일 어르신들이 센터에 오시면 아침에 당일 식사, 간식 값 정도 금액의 가상화폐(이하 토큰)을 지급한다. 이 기관에서는 모든 활동을 하기 위해 토큰을 지불해야 한다. 밥을 먹을 때도, 간식을 사먹을 때도, 심지어 치료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집에서 생활 할 때 자녀가 모든 계산을 한다. 때문에 어르신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계산이라는 작업에서 멀어지고, 뇌가 퇴화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처음 계산을 귀찮아하고 계산 능력 퇴행으로 인해 난처하신 분들도 지금은 곱하기, 더하기, 빼기 등 화폐 거래를 능숙히 하신다고 한다.

밥을 먹을 때 또한 그날 당신의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뷔폐식으로 되어있는 식사 테이블에서 자유롭게 욕구에 따라 밥과 반찬의 종류와 양을 선택하여 잡수신다. 이 또한 클라이언트의 배경을 살핀 ADL이다. 만약 센터에 오기 직전 가족들과 싸워 식욕이 떨어진 어르신이 계시다면 밥이 넘어가지 않으실거다. 사람의 기분은 매일이 다르기 때문에 그와 직결된 일상 생활도 기계처럼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전인적 치료가 눈에 보인다.

2. 개별화된 치료법

이곳의 프로그램 또한 역시 '사람 중심'이 주목된다. 어르신의 욕구에 맞추어 개발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일반적인 활동과는 상당히 상이하다.

▲ 독립적 세면니 가능하도록 샤워실에도 안전바가 모두 설치되어 있다. 목욕탕도 있었는데, 높이가 부적합하여 신설하기 위해 지금은 부수어놓은 상태이다.

한국의 일반적인 주•야간 보호 센터에서 행해지는 집단 프로그램은 모두가 함께 한다. 말인 즉슨, 당일 활동 스케쥴에 색종이 접기가 있으면 그 센터에 계신 모든 어르신들은 복지사나 치료사의 레크레이션 아래에 다 함께 색종이 접기를 하고, 노래 부르기가 있으면 모두가 노래를 부른다.

▲ 어르신들의 개인 물품이 있는 사물함이다. 매일 아침 센터에 오시면 본인 사물함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꺼내어 사용하신다.

이곳은 다르다. 토큰을 지불하고 그날, 그날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욕구와 수준에 맞추어 선택한다. 볼링, 골프, 원형판에 공 굴려서 넣기, 우쿠렐레 연주, 다트, 요리, 심지어 수면이나 휴식까지 다양한 작업들을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을 하나 이야기 하고 싶다. 바로 겜블이다.

물론 진짜 도박은 아니고, 토큰을 이용해 동일하게 겜블 프로그램을 선택한 어르신들끼리 화투게임을 하게 된다. 겜블에서 1등을 하신 어르신은 상금으로 토큰을 지급받는다. 도박이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상금’이다. 이러한 동기부여는 다른 활동에도 비슷한 요소가 접목되어 있다. 예를 들어 노래 부르기 프로그램 역시 1등을 하신 어르신은 토큰을 상금으로 받게 된다. ‘상금’이 단순한 유인 요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의지로 참가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크고, 그런 경쟁 속에서 동기부여와 활동의 능률이 배가 되어 굉장히 효율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 빨래도 어르신들이 스스로 하신다. 허리가 안좋거나 높이가 알맞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 간이 계단도 구비되어 있다.

신기했던 것은 이곳엔 '행복 복권' 이라 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복권 추첨을 한다. 이 복권에 당첨 된 어르신은 굉장히 많은 토큰을 갖게 되신다. 그럼 그 어르신은 이 토큰을 센터의 모든 어르신들을 위해 쓰신다. 바로 카페에서 커피를 쏘는 거다. ㅎㅎ 커피 대접을 받은 어르신들은 또 감사 인사를 하고, 이것이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곧 인지기능과 언어 능력의 향상으로 귀결된다.

끝내며

이곳은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하여 만들었다. 1층은 치매안심센터이고 3층이 동부 데이케어센터다. 설계된 구조와 계산된 가구의 배치를 보면서 어르신들께 어떻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지 심도 깊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일부러 어르신의 보행 훈련을 위해 프로그램실과 멀리 떨어진 곳에 만들었다 하였을 정도니, 다른 곳은 얼마나 세심한 신경을 썼는지 구태여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정말 꿈의 호수촌을 온 것은 아니지만, 동부케어센터에서 그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또 센터에서 지역사회 거주민들의 독립적 일상생활을 위해 쏟는 열정을 보면서 벅찬 마음과, 좋은 점을 꼭 우리나라에 접목 시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다.

건강미디어 mediahealth2015@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