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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결될수록 더 건강한 존재들"입니다.

기사승인 2020.01.20  19: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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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리뷰]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지음

김명일 /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김남주 시인의 <옛 마을을 지나며>라는 시입니다. 단 4행으로 짧지만 울림이 큰 시입니다. 홍시 하나가 '조선의 마음'이라뇨! 어릴 적 경험했던 우리 동네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읽혀 더없이 공감하는 시입니다.

기억들 하시겠지만, 우리 어릴 적 동네(공동체)는 참 따뜻했습니다. 먼저 마음을 내어놓을 줄 알았고 남을 배려하는 정과 따뜻함이 있었죠. 동네 이웃들에게는 쉬이 곁을 내어주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안으며 함께 살았습니다. 까치의 겨울 끼니까지 걱정해주는 '까치밥'의 마음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며 급격한 산업화와 자본주의를 좇아 열심히 살다보니 그 따뜻했던 공동체는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이웃은 남이 되고 관계는 없어지고 모든 것이 돈의 대상이 되는 '차가운 사회(Cool Society)'가 되고 있습니다. 요즘 사회적경제다 마을공동체다 말들은 많지만, 돈의 관성에 찌든 우리의 의식을 되돌리기에는 무척 벅차 보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건강은 돈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그 거친 삶의 과정에서 얻은 사회적 상처로 인해 우리는 시나브로 질병을 걸머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개인의 몸과 건강은 (개인의 경제적 수준에 기반해)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도그마를 강요해왔던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합니다. 한 사람의 병은 개인적이라기보다 사회적 관계에 의한 측면이 더 많고, 그 대안으로서 어떤 공동체가 필요하고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 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특히 병을 치료하는 것만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에서는 박수를 치게 됩니다. 

저자는 '내가 살아온 시간이 우리 몸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는 사실로부터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몸에 쌓인 질병과 함께 사회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사회역학의 여러 연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합니다. 특히, 직장과 학교와 가정에서 맺는 수많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겪는 차별, 혐오, 고용불안, 재난과 같은 사회적 폭력, 사회적 상처들이 몸에 스며들어 병을 유발한다는 것이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교수 지론입니다. 참 재미있게 읽힙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화두도 던집니다.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가 심장병 사망률을 낮췄던 미국 펜실베니아 로세토(Roseto) 마을의 사례, 사회적 연결망이 기대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사회역학의 연구 사례 등을 소개합니다. 더불어, 인간의 몸과 건강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 함께 고민하게 하고, 모두 함께 건강하기 위해 공동체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더 건강한 존재들'이라는 말에 십분 공감하며, 조합원의 굳은 연결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따뜻한 의료공동체를 지향하는 '느티나무'의 고민과 비슷해 보여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참 건강한 책입니다. 두손모아 일독(一讀)을 권합니다.

건강미디어 mediahealth2015@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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