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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콜렉티브(Jane Collective)의 귀환?

기사승인 2022.07.10  10: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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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초반 시카고 여성들의 임신중지 활동

 

   미국 연방대법원이 ‘로우 대 웨이드(Roe vs. Wade)’ 사건 판결을 뒤집으면서 미국의 여러 주에서 임신중지가 금지되거나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거슬러 올라가 1973년 임신중지가 합법화된 로우 대 웨이드 판결 전 미국에서 임신중지는 불법이었다. 원치 않는 임신의 중지를 원하는 여성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이 판결 전 여성의 임신중지를 지원했던 활동들이 활발했다. 물론 불법이다. ‘제인 콜렉티브’는 일리노이 주 시카코에서 원치 않는 임신의 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대표적인 단체이다. 공식적인 이름은 ‘여성해방임신중지상담서비스(Abortion Counseling Service of Women's Liberation)’로 1969년부터 1973년까지 활동했다. 임신중지는 일리노이에서 19세기 초부터 불법이었고 이를 어기는 의사는 거의 없었다. 여성들은 어떤 물체나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스스로 임신중지를 시도하지만 이는 종종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지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1965년, 시카고 대학의 학생 헤더 부스Heather Booth는 친구의 여동생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울 방법을 찾다가 '인권을위한의료위원회(MCHR)'에 도움을 청한다. MCHR은 시카고에서 일하던 인권운동가이자 외과의사인 T.R.M.하워드에게 연결해 준다. 부스가 안전한 임신중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수문이 퍼지면서 제인이라는 이름으로 임신중지 활동을 시작한다. 부스는 이후에도 임신중지 소개를 계속했는데 대부분 저소득 유색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활동할 시간이 줄자 같이할 여성들을 모집하고 훈련시켰다. 제인 콜렉티브의 시작이다. 제인 콜렉티브는 사실 1960년대에 여성에게 임신중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뭉친 운동가 단체로 보통 ‘제인’이라고 불렸다. 당시 대학생부터 중년까지의 멤버들은 잡히지 않기 위해 ‘제인’이라는 암호명을 사용한 것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시카코 도시 곳곳에 간판이 걸리거나 지하신문을 통해 광고가 실리기 시작한다. “임신? 원치 않나요? 제인에게 전화하세요.” 광고에는 전화번호가 있었고 이 번호로 전화하면 자동응답기를 통해 이름, 전화번호, 마지막 생리일을 남기라는 안내를 받는다. 그후 여성은 제인 콜렉티브 멤버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절차에 대해 상의하게 된다. 활동이 최고조 무렵에는 하루에 보통 10여 명, 1주일에 4일 임신중지 시술을 시행했다. 이 단체가 활동한 7년 동안 약 11,000건의 임신중지 시술을 시행했다고 한다. 
  1972년 경찰은 시카코의 한 아파트를 급습하여 제인 활동가 7명의 여성을 체포하여 기소한다. 각각 11건의 낙태죄와 낙태음모로 기속되어 최고 징역 110년이 선고되었다. 이 여성들이 체포되고 대략 6개월 후인 1973년 1월 22일 로우 대 웨이드 판결로 임신중지가 합법화되면서 이들에 대한 고소는 취하되었다. 
  합법적인 임신중지가 가능해지면서 제인 콜렉티브도 해산된다. 1963년 미국에서 임신중지 과정의 사망자는 280명에 달했으며 1965년에는 235명이었다. 로우 대 웨이드 판결 이후에는 매년 한 자릿수 또는 0명으로 급격히 감소하여 임신중지 합법화가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제인이 시술한 경우 사망자는 없었다고 한다.  

  이들의 활동은 “The Janes”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2022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었다. 당시 참여했던 멤버들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으로 제인의 활동에 대해 털어놓았다. 임신중지의 범죄화로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저소득층 흑인이나 라틴계 여성이었다. 이들은 임심중지가 합법적인 주나 국가로 이동이 어려웠다. 이들이 제인 활동의 주요 대상이 되었다. 제인 활동가들은 대부분 중산층 백인 여성이었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주에 따라 임신중지가 다시 불법화되면서 원치 않는 임신의 중지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Abortion Delivered라는 단체는 방탄처리된 두 대의 밴 차량을 준비하여 불법인 주의 경계를 벗어나 임신중지 시술이나 약물을 투여하고 있다. 이 밴에는 테이블과 초음파가 있으며 인공흡입 시술이 가능한 의사가 대기한다. Aid Access라는 단체는 주 정부의 금지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의 50개 주 모든 여성에게 임신중지 약을 우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백재중 jjbaik99@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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