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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후 운동가의 희생

기사승인 2023.01.15  16: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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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2일 저녁 무렵, 미국 대법원 건물의 광장에서 한 청년이 분신을 시도한다. 청년은 60초 동안 똑바로 앉아 있었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경찰관들은 광장의 분수에서 물을 퍼내 불을 진화하였고 헬리콥터로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다음날 사망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사망한 청년은 원 앨런 부르스Wynn Alan Bruce였다. 

▲ 미국 대법원 건물 광장

1971년 생인 브루스는 콜로라도 볼더 출신의 기후 운동가였다. 1980년대 후반,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198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공군에 입대할 계획이었으나, 친구가 운전하던 차에서 사고가 나 친구 한 명이 사망하고 브루스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2000년에 콜로라도 볼더로 이사한다.

여기서 브루스는 저렴한 주택인 타운하우스에서 혼자 살았다. 불교 신자였던 브루스는 볼더에서 사는 동안 그는 샴발라 불교를 수행한다. 그의 추도식을 주최한 볼더의 유니테리언 보편주의 교회의 일원이기도 했다. 그는 초상화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포토 저널리스트였으며  또한 기후 운동가이기도 했다.

브루스의 사망 후 유서나 성명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친구들은 브루스가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의 아버지는 "이것은 환경에 대한 걱정과 연민에 의한 행동"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브루스의 죽음은 소셜 미디어에서 논쟁을 촉발시켰다. 브루스가 자신의 분신이 기후 변화에 의해 동기 부여되었다는 유일한 공개적인 제안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이었다. 브루스는 분신 전 수년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기후 위기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하며 관련 뉴스 기사를 공유하고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운동가들을 칭찬했다. 2022년 1월 브루스는 페이스북에 반전 운동가 틱낫한의 사진을 게시했는데, 그는 1965년 불교 승려들의 분신에 대해 "불에 몸을 태우는 것은 자신이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브루스는 나중에 이 게시물에 대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을 통해 지구의 눈물 소리를 기꺼이 듣는 것이다"라고 쓴다.

브루스의 죽음 이후, 브루스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기후 운동가들과 그의 친구들로부터 온 메시지들로 채워졌다. 일부 사람들이 조롱으로 반응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이 '지구의 미래에 대한 그의 절망을 이해한다'했다.

브루스를 위한 추모식이 4월 29일 대법원 청사 앞에서 열렸다.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꽃을 들었고 다른 이들은 브루스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참석자들은 기후 위기에 대한 조치를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백재중 jjbaik99@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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