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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

기사승인 2023.09.15  11: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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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보는의료 사진이야기』, 방문의료연구회

▲ 농촌 들판에 뜬금없이 들어선 소형 평수 아파트, 고령의 독거 노인이 무척 많이 산다.

"넘어졌어. 안 아픈 데가 없어. 얼굴도 온통 다 깠어"
전화벨 넘어로 다급한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서 어디 다쳤냐고 대충 물어보고는 할머니 집으로 급히 달려갔다. 행여 119라도 불러야 하나 두근대는 가슴으로 할머니집 현관문을 열었더니 할머니는 그새 침대에 누워 졸고 계셨다. 
이틀전 한밤중에 자다가 화장실 가려고 침대에서 내려오다 오른쪽으로 넘어지면서 부딪혀서 오른쪽 얼굴, 오른쪽 팔, 오른쪽 허리, 오른쪽 엉덩이, 그리고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신다. 
소독도 하고 연고도 잘 발라서 할머니 얼굴 상처는 거의 나아가고 있었고 밥 먹으러 일어나 부엌 식탁에도 나가 앉으신다 하니 뼈가 부러지지도 않은 것 같았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는 낮에는 3시간 요양보호사가 오지만 그 이후엔 온통 혼자뿐이다. 한밤중 심하게 넘어졌으니 꽤 무섭고 꽤 쓸쓸하셨던 것 같다. 출장이 있어 보건진료소를 비우는 바람에 어제 전화를 못받았더니 오늘 또 전화를 하신 거다. 외로우니 와서 이야기 들어달라는 마음 반, 아프다고 응석이라도 부리고 싶은 마음이 반인 것 같다. 
곁에 있는 요양보호사에게 물어보니 식사는 잘 하신다고 한다. 그런데 나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꾸 할머니가 조신다. 졸리면 주무세요 하고 이불을 덮어드리고 나오는데 중학교 아이보다 작고 마른 할머니가 마음에 걸린다. 
독거인 초고령 노인이 많은 농촌지역에는 흔한 풍경이고 그렇게 돌봐드리던 어르신들과 이별하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절대 익숙해 지지 않는다. 

홍석미 원주시사제보건진료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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