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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함께 잘 살아간다는 것: 아픈 몸들의 번영을 위해

기사승인 2023.12.29  2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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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 질병과 함께 잘 살아간다는 것: 아픈 몸들의 번영을 위해

김찬기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사라는 딸과 함께 임시 거주지에 사는 젊은 여성이다. 그녀가 사는 원룸은 침대가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좁은 곳이다. 밤마다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 그녀를 괴롭힌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10년이 넘도록 그녀와 함께했다. 사라는 원래 사무직에 종사했지만, 건강이 점점 나빠져 지금은 실직 상태다. 그녀는 침대에서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다.

사라의 이야기는 영국 런던에서 복합질환을 지닌 아픈 몸들의 경험을 탐구한 논문에 나온다(☞논문 바로가기: 만성 위기로서 복합질환: 런던의 사회적 취약지역에서 다수의 장기 질환을 지니고 산다는 것). 복합질환은 두 가지 이상의 장기적인 건강 문제가 겹쳐있는 상태를 뜻한다. 어떤 사람들은 복합질환을 고령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여기지만, 논문의 저자들은 이런 손쉬운 설명에 반대한다. 젊은 층의 복합질환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것이 한 가지 반증이다.

어쩌면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설명 자체가 문제를 키우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열악한 주거지와 불안정한 고용이 사라의 복합질환과 깊게 관계한다는 사실을. 그녀가 청소년기 성적 학대의 피해자였고, 결혼한 뒤에는 배우자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쳐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우울증은 정신과에서, 허리 통증은 정형외과에서 치료받으면 된다는 말은 사라에게 어떤 의미일까? 정리되지 않은 약상자는 가득 찬 지 오래다.

* 이 글은 프레시안과 공동 게재됩니다.

* 시민건강연구소는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건강과 보건의료 분야의 싱크탱크이자 진보적 연구자와 활동가를 배출하는 학술운동 시민단체입니다. (http://health.re.kr/)

건강미디어  mediahealth20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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