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보는의료 사진이야기』, 방문의료연구회
▲ 산부인과 진료 전 병원과 친해지기 단계로 병원 앞까지 가기를 연습하는 과정 |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해야하고 의료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불편하고 아픈 곳이 있으면 병원을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유독 산부인과를 가는 것을 사회적으로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요즘은 국가 건강 검진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것이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필수적인 검진조차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당연하지 않다. 이들은 병원에 진입하는 것조차 매우 힘들어 한다.
우선 나의 당사자님들이 가기 싫어하는 곳 TOP3에는 산부인과가 있다. (1위 치과, 2위 산부인과, 3위 안과) 그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산부인과라는 공간이 너무 낯설기 때문, 필수 검진이지만 검진의 필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 등 여러 생각들을 이야기 한다.
공통적으로 이들에게는 산부인과를 가 본 경험이 없다. 발달장애 특성상 낯설고 불편한 것에 거부감을 크게 느껴 병원 진료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도움으로 병원에 가더라도 진료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의료진은 없었고, 가게 되면 어떤 것들을 하게 되는지 설명하는 간접경험조차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에게는 산부인과에 가는 것도 검사하는 것도 매우 불편한 일이 되어있었다.
발달장애인에게 의료 경험이 부족한 것은 그럼 의료진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산부인과를 경험할 수 없었고 경험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회적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예방적 차원에서 산부인과와 연계된 성교육을 해야 한다.
생식기 위생 교육이 필요하고, 먼저 생식기 위생 교육이 필요하다. 생식기도 우리 몸이다. 그런데 우리는 생식기를 숨기거나 창피한 것으로 인식하여 아프다는 것 조차 표현하지 못한다. 또한 어떤 것이 건강한 생식기인지 그렇지 못한지를 알지 못한다. 여성들은 분비물의 색이나 냄새에 따라 생식기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데 비장애인 나조차 이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또한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 산부인과는 임신해서만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어렸을 때 부터 알려주어야 한다. 초경을 하기 전 초음파 검진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초음파를 통해 내외부 생식기에 대한 검진이 이루어진다면, 지금의 여성 발달장애인들 그리고 비장애 여성들의 거부감이 줄어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산부인과는 여성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곳 중 하나이지만 두려움의 공간으로 바뀌어 있다는 것이 아쉬 울 따름이다. 병원에 가는 것도 경험의 산물이다. 교육과 경험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이 병원에 어렵게 진입하게 되었다면, 그들에게도 적응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의료진이 주는 잠깐의 기다림, 쉬운 설명, 간결한 문장으로 이들에게 앞날이 주어질 것을 기대한다.
전세원 올두원주시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올두성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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