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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전화기 구합니다”

기사승인 2024.06.24  13: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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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보는의료 사진이야기』, 방문의료연구회

▲ 고장난 전화기와 새로 구한 전화기가 놓여 있는 K님댁

2023년 8월 지자체에서 의뢰된 70세 중반의 여성 K님과 어릴 때 눈이 찔려서 한쪽 시력이 나쁘고 당뇨로 발가락 4개를 절단했지만, 장애진단을 받지 못한 아드님, 그리고 같이 방에서 생활하는 강아지 모녀를 만났다. 2022년 코로나19로 요양원에 있던 남편이 사망한 후로 지자체에서 주는 음식도 거부하고, 계속 누워만 계셨다고 한다. 

9월 초 검진을 통해서 심장, 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민들레에서 약 복용을 시작하셨다. 민들레 한의방문 및 작업치료 방문을 통해서 라포를 쌓으면서 본인, 아들, 그리고 강아지들까지 통합돌봄을 제공하게 되었다. 사실 민들레의 방문의료서비스 이외의 모든 지자체 복지서비스는 거부하셨기 때문에 K님과 세상을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는 민들레 방문의료팀이 전부였다. 지자체 지원이 11월에 마무리되고, 올해 초 아드님도 당뇨발이 재발하여 재입원하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 K님은 식사, 세수 목욕, 약 복용이 잘 안되어 건강이 점점 나빠지게 되었다. 4월 3일 전화통화도 안되어 입원한 아드님의 동의를 받고 찾아뵈었더니, 누워만 지내시고 식사도 잘 못하였고, 전화도 고장난 상태였다. 

구형 전화기를 구하려고 여기 저기 알아보는데, 대덕구자원봉사센터 C팀장님께서 전화기 너머의 도배 장판 상태를 보시고, 도배장판을 하는 자원봉사단체와 연결해 주신다고 하셨다. 우울과 치매(?)가 진행 중인 어르신은 무조건 서비스나 지원을 거부하셨지만, 거의 매일 방문하면서 식사와 약을 챙겨드리고, 아드님의 발이 재감염되지 않도록 꼭 도배 장판이 필요하다고 설득해서 겨우 동의를 얻었다. 하지만, 다음 날 방문하면 다시 도배장판은 필요 없다고 하셨다. 입원한 아들도 전화로 설득을 했다. 
드디어 4월 말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방충망교체, 밥그릇 등 살림살이 설겆이, 이불 빨래, 도배 장판 교체, 바퀴벌레 소독 후 청소를 했다. 

모든 도움이 다 싫다시던 K님, 깨끗한 벽과 장판을 보시면서 하시는 말씀,  ”내가 보니 세상에는 악한 사람보다 후한 사람이 많아~. 고맙다.” 
여전히 작업치료사가 누군지 기억 못하고, 단발머리라고 부르시고, 세상에서 최고 만만해서 자주 버럭 화를 내지만, 그 퉁명한 말투 안에는 고마움이 살짝 뭍어난다.  
고장난 전화기가 이어준 새로운 인연, K님과 아드님께서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좀 더 건강하게 생활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경민 작업치료사/사회복지사,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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