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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하듯 조합원 늘려갈 생각은 없어요"

기사승인 2018.09.04  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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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정다운의료사협, 조합원대회 '건강살롱' 개최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아래 정다운의료사협) 준비 모임이 지난 3월 발기인 대회인 '100인 만세'에 이어 조합원 대회 성격의 '정다운 건강살롱'을 열며 창립총회를 위한 내부 결속과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정다운의료사협은 9월 1일 관악구청 8층 대강당에서 조합원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모임을 갖고 '누구나 존중받는 건강한 공동체' 만들기에 한발 다가섰다. 정다운의료사협은 올해 12월 창립총회를 열고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0~2022년에 의료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정다운의료사협은 2018년 9월 4일 현재, 조합원 200명과 출자금 2,068만 원을 모은 상태다. 의료사협의 설립 조건은 500명, 1억 원이다. 

본 행사에 앞서 강당 곳곳엔 '몸놀이 광장'이 펼쳐졌다. 제기 차기, 땅금 놀이, 과녁 맞추기, 컵 세우기 등의 놀이를 통해 행사전 조합원간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일정 비용을 받고 진행된 참가자 대상 커리커쳐와 캘리그라피 제작도 이뤄져 주목 받았다. 제작 수익금은 창립총회 운영비 등에 쓰이게 된다.

'미래의 조합원'으로 소개된 조합원의 아이는 앙증맞은 개회사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박영하 공동 대표는 '부디 건강하기를' 제목의 환영시에서 "우리 마을에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들이 모여 건강한 일상을 즐기고 나누며 지내니 참 다행이다. 나를 넘어서 가족을 넘어서 이웃으로 그리고 마을로 건강을 함께 누리려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 참 좋다"며 개인을 넘어 건강공동체를 위한 정다운의료사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합원인 이준구 부천재활요양병원 원장은 '의료사협의 7가지 주춧돌' 강의를 통해 의료사협의 가치와 철학을 참석자들과 함께했다. 이 원장은 "조합원 모두가 조합의 중심이자 건강의 생산자"라며 "의사는 도움을 주는 사람일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생산하는 주체라는 생각을 통해 살아 숨쉬는 건강한 마을을 다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의료사협을 통해 어떻게 건강을 지켜왔는지에 대한 조합원들의 '건강 고백'은 이날 행사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다. 여러 만성 질환을 동시에 겪고 있다는 조합원은 "첫주 토요일 등산 모임인 '관악산타'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다"며 "건강 관리도 혼자는 힘들고 연대와 협동이 필요하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다운의료사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동네 곳곳을 너무 부지런히 다녀 붙여진 '오토바이'라는 별명의 70대 중반 할머니는 "건강 보조식품 헛것이다, 병원에 자주 가지 마라, 약도 덜 먹어야 한다, 건강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며 "10~20분 매일 햇빛을 보고 운동하며 특히 내 몸과 대화하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의료사협에 가입해 이런 활동들을 같이 하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구명숙 공동대표의 진행으로 열린 '파란만장 캠페인'은 창립총회 등을 위해 만 원짜리 만 장을 모으자는 뜻으로 조합원들의 증좌와 비조합원들의 후원을 요청하는 퍼포먼스였다. 참석자들은 미리 나눠준 약정서에 증자금과 후원금을 적고 종이 비행기로 접어 단상을 향해 날려 의료사협 설립에 힘을 모았다.

▲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준)이 지난 9월 1일 관악구청 8층 대강당에서 조합원대회 '건강살롱'을 개최했다.

◆정다운의료사협에는 3명의 공동대표가 활동하고 있다. 박영하씨는 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던 교사로 현재는 꿈연구소를 통해 학생들과 성인을 대상으로 꿈교육을 하고 있다. 구명숙씨는 관악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으로 정다운의료사협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행복중심생협의 팀장을 역임했다. 조계성씨는 일신연세의원 원장으로 앞으로 정다운의료사협의 의료기관 개설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음은 조계성 대표와 일문일답.

- 먼저 의료사협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3년 정도 된 것 같다. 2014년 당시 구명숙 공동대표가 있었던 행복중심생협 임직원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주었다. 여기에 저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박봉희 선생님이 협동조합에 대한 강의를 한 것이 계기가 된 것이다. 2015년에 그 분들이 중심이 되어 건강실천단과 협동조합 공부 모임을 진행하며 꿈을 키워 나갔다. 저도 인천평화의료사협, 서울의료사협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었고 무엇보다 관악에 치유 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 의료사협 설립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사실 그전에 의료사협 활동하면서 과정이 힘든 걸 알기 때문에 안 하려고 했다. 인천에서는 의료사협을 설명하는 것부터 어려웠다. 지금은 그것에 비하면 쉽다. 의료사협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우리가 조금 다른 의료기관을 만들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흔쾌히 동의한다. 다만 3월에 발기인 대회 하면서 올해 창립을 약속한 것이 부담된다. 천천히 가면 되는데 시간을 정해 놓으니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뻥튀기 하듯 조합원 늘려갈 생각은 없다. 조합원들이 실제 활동하며 관계를 확대해 가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을 늘려가야 한다.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계획은 수정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 공동체는 치유의 힘을 가져야 한다. 공동체를 조직으로 만들어 가려는 무리한 힘들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 만드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다.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확장돼야 할 것이다."

- 의료사협에서 의료기관은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2년 후에 의료기관을 설립할 계획라고 들었다.
"서울시 마을건강지킴이 청년 코디네이터 사업의 하나로 '2018 관악구 주민 건강 욕구 조사'를 한다. 의료 서비스 9항목, 의료사협 5문항 등 29항목에 걸쳐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수요를 설문 조사하게 된다. 여기에서 관악 주민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의료기관의 모습이 나올 것이다. 조사는 250명 정도를 대상으로 의료사협에서 설립하게 될 의료기관의 진료 과목, 예를 들어 치과, 내과, 안과, 피부과, 한의원,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중에서 우선 순위를 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물론 설문 조사를 통해서만 의료기관 설립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설문 결과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조합원 워크숍 등을 통해 의료기관과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나올 것이다."

- 자료를 찾다보니 의료기관 설립 전까지는 '건강 놀이터'라는 것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모색한다고 했다. 
"건강 놀이터는 일종의 의료 서비스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조합원들은 놀이터에 와서 운동, 요가, 먹거리 등 소모임을 통해 건강을 챙기게 된다. 그리고 저와 같은 의료인은 거기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합원 대상도 있고 관악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돌봄 단체과 결합하는 형태도 있다. 이런 단체들과 협의 통로를 만들어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분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관악에는 오랜동안 돌봄을 담당하는 단체들이 있다. 이들은 관악건강돌봄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데, 관악사회복지, 관악정다운의료사협(준), 관악주민연대, 봉천나눔의집, 성민복지관, 안나의집, 친구들센터, 푸른꿈돌봄센터 등이 소속 기관들이다.

- 창립때까지 계획은 어떤가.
"창립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악은 어느 곳보다 의료사협에 대한 요구가 강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여러 조건도 역동적이다. 건강은 개인의 습관이나 질병모델로만 설명될 수 없다. 환경, 관계, 노동 등 우리가 이야기하는 건강 결정 요인들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한다. 의료사협이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곳임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데 노력하겠다." 

▲ 관악정다운의료사협 조계성 공동대표. 조 대표는 "공동체는 치유의 힘을 가져야 한다. 치유의 힘은 믿음과 관계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김기태 newcity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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