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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한의사로 산다는 것

기사승인 2018.12.04  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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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2018 하반기 의료사협 한의사 연수회'...한의사, 한의대생 등 20여 명 참석

"10년 동안 같이 일하던 원장님이 작년에 개원했다. 결과를 떠나 자기 의도대로 한의원을 만들어 보는 게 너무 부러웠다"

안성의료사협에서 일하고 있는 한의사 서정욱 씨는 '의료사협 한의사로 살아남기'라는 비장한(?) 주제 발표를 통해 협동조합에서 의료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문제를 던졌다.

그는 "지금까지 의료사협 한의사를 그만둘 위기가 여러 번 있었다"며 "나가지 못하는 우연 아닌 우연이 겹쳐 20년 동안 의료협동조합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많은 회의에 지쳐갔고 월급은 적었다. 뭔가 폼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일반 한의원에서 진료하는 것과 큰 차이도 느끼지 못했다. 

5년 정도 지났을 때는 '강직성 척추염'이란 병을 앓았다. 화장실을 혼자 가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병을 앓고 난 후엔 생각이 조금 변했다. 의료인도 좋지만 이왕이면 협동조합 이사장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대학원 협동조합 과정도 다니면서 종합실무를 최봉섭 선생님(현재 의료사협연합회 상임이사)에게 배웠다. 협동조합 실무는 더 힘들었다.

20년 동안 의료협동조합에서 일하며 터득한 '살아남기' 방법은 이랬다. '정말 중요한 일은 회의에 올리지 마라', '가족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심각하게 토론하지 말고 직관이 따르는 대로 하라'. 

그는 현재 안성의료사협에서 한의사로 주 20시간 일하면서 또 다른 일탈을 꿈꾸고 있다. 

▲ 2018 하반기 의료협동조합 한의사 연수회가 12월 1일 유기농문화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주최하는 '2018 하반기 한의사 연수회'가 12월 1일, 강남 유기농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인천평화, 안성, 성남, 함께걸음, 화성, 성북 등의 의료사협에서 일하고 있는 한의사와 한의대생을 포함해 총 20여 명이 참석해 '나의 의료사협 한의원을 소개합니다'를 놓고 주제 발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수원의료사협 현승은 한의사는 '진료실을 넘나드는 의료사협 한의사 이야기'를 풀어냈다. 

의료사협에 들어오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학생때 한방도 각 진료과가 만들어지면서 전문의제도가 생겼다"며 "민중의료가 희석된다는 느낌, 한의학이 일상에 더 많이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운을 땠다. 그는 공중보건의로 일하면서 2년 동안 지역 건강증진사업을 한 게 의료협동조합을 선택한 추가적인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업을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곳이 의료협동조합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한 명의 의료인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주치의 병원의 핵심이 "지역사회에서 오래 근무하는 의사"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지역내에 더 많은 '작은 주치의' 의료기관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들 지역사회 의료기관들이 촘촘한 연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료실 밖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해독단식프로그램, 청소년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 방문검진, 지역청년회와 함께하는 힐링프로그램, 초등학교 대상 건강강좌, 진료체험 강좌, 지역생협 건강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발표는 정책 이야기였다.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허명석 연구원은 '한의사 장애인주치의 추친현황 공유'를 통해 한 명의 통합주치의가 직능의 제한 없이 장애인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허 연구원은 2015년부터 2년 동안 진행된 의료사협 장애인 주치의 사업과 청년한의사회를 중심으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 '혜화장애인 한의 독립진료소' 사업의 경험을 통해 한의의료의 장점이 많이 발굴됐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외에 주요 장애인들의 질환, 예를 들어 목, 허리를 포함한 등 통증을 경험한 장애인들의 한의 진료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선행사업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 주치의가 이원화 협진 단계에서 일원화 준비 단계, 통합 주치의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화 협진 단계에서는 의원급의 협진 사례 발굴, 고혈압과 당뇨병 협진 기준 마련, 만성 질환 한의 예방 및 관리 메뉴얼 개발 등이 제시됐다.

일원화 준비 단계의 핵심은 통합 주치의를 위한 교육 체계를 마련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한 명의 통합 주치의가 장애인의 건강관리를 맡도록 하는 것이다. 

▲ 한의사 연수회 웹자보. 이번 연수회의 주제는 '나의 의료사협 한의원을 소개합니다'.

김기태 newcitykim@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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