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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민관이 모이는 '안성모델'

기사승인 2019.12.03  17: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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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련 경기지역 8차 모임,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열려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사의련) 경기지역 8차 모임이 처음으로 공공병원인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원장 임승관)에서 열렸다. 안성병원은 어르신 돌봄과 재활에서 공공병원의 인력과 재원을 민간이 충분히 활용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어린이 치과진료와 재활에서 공공의료기관인 안성병원이 많은 역할을 해달라며 공동으로 기금을 마련해 취약계층 지원에도 힘을 모으자고 화답했다.

임승관 원장은 "공공병원 의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했다"며 "사람중심의 선량하고 정직한 의료서비스를 기본으로 지역의 요구를 귀담아 듣고 이를 재해석해 진짜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취임 1년차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임 원장이 생각하는 공공병원의 모습 중 하나는 민주적인 의사결정이었다. 그는 올해 8월 문을 연 호스피스병동의 내부 인테리어 과정에서 결과가 아닌 과정의 소중한 경험을 전했다.

안성병원은 BTL(Build Transfer Lease)로 만들어졌다. 민간이 자금을 투자해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국가나 지자체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이들이 내는 임대료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러다보니 설계와 병원에만 맞는 공간구성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호스피스병동의 '다용도실'이 그랬다. 병원 입장에서는 설계도만 보고 이 다용도실이 말 그대로 오물처리나 집기를 쌓아놓는 정도로 이해를 했다. 하지만 이곳은 생애말기를 보내는 환자들이 원예, 미술, 음악요법을 통해 치유받는 곳이었다. 건설사가 이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자체 예산을 들여 공간을 재구성하기로 했다. 병동에 배치된 간호사들에게 '당신이라면 어떻게 공간을 만들고 싶나'라는 제안부터 했다. 전문성을 좀더 보태기 위해 디자인팀 모집에도 들어갔다. 8명이 직원이 디자인팀에 지원했으며 이들은 1박2일 디자인 교육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간이 환자와 가족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탄생했다.

모두 처음 해보는 일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환자들이 앉기엔 등받이 없는 딱딱한 의자, 너무 카페같은 분위기는 지적사항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의견을 모아 수정해 나갈 계획이다. 

▲ 8월 개소한 호스피스병동내 요법치료실 겸 휴식공간.

이날 모임에서는 안성병원 공공사업과가 펼치는 사업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김선영 간호사와 인순미 사회복지사는 각각 시민건강팀과 의료사회복지팀 활동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가정간호와 만성질환관리사업을 하고 있는 시민건강팀 활동 중에 '우리동네 어르신 건강돌봄사업'이 주목을 끌었다. 사업은 아픈 노인이 아니라 나이 들어 약해진 노인을 위한 것이다. 1차의료기관과 전담간호사 2인으로 구성된 코디네이터가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노쇠선별검사를 먼저 한다. 검사는 설문지를 통해 노쇠 정도와 건강상태, 약물 복용 등에 대해 1차의료기관 주치의와 안성병원 의사가 진행한다.

검사가 끝나면 전담간호사 2명이 건강상태에 대한 포괄평가를 진행하고 약물, 운동, 영양에 대한 관리계획을 세워준다. 건강세미나와 운동프로그램도 처방된다. 6개월 후에는 프로그램 전, 후를 비교하고 담당의사에게 알린다. 이 사업의 목적은 일상생활 자립과 지역사회 노인의 건강증진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다. 

시민건강팀 발표에 대해 임승관 원장은 "시민건강팀의 모든 사업은 경기도민의 세금으로 이뤄진다"며 "우리만 활용하기엔 너무 아깝고 지역사회 1차의료기관과 의료협동조합에서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사회복지팀에서는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과 사각지대 의료비지원 사업에 애쓰고 있었다. 특히 의료사회복지팀에서 공을 들이는 부분은 향후 구성될 '안성시재활협의체'다. 안성병원장과 안성시보건소장이 공동위원장직을 맡고 공동 운영계획인 지역 재활협의체는 안성병원, 보건소, 장애인복지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읍면동) 등이 참여해 급성기 환자가 치료를 마치고 지역사회로 돌아가기까지 필요한 전 과정을 챙기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재활 관련해 안성병원은 지역 2차 공공병원으로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안성 지역 중, 장년층 급성 뇌졸중 환자를 특별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치료는 안성병원 응급실-신경과-재활의학과-공공사업과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시청-장애인복지관이 한 축을 이루고 보건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건강보험공단-민간병의원(향후)이 다른 축을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급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재활할 수 있도록 안성병원 다학제팀(의사, 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이 포괄적 관리를 돕는 것이다.

한편 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안성병원이 지역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낌 없는 조언을 보탰다.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서안성의원 강대곤 원장은 "필요한 일, 좋은 일 하는 공공병원의 적자는 당연하다"며 "지역재활협의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히며 조합원들에게 안성병원의 역할을 잘 알리겠다고 했다.

같은 의원의 박준희 원장은 "소아과 입원기관과 재활치료시설의 부재, 심혈관질환자의 지역내 치료가 열악한 상황이 안성이 처한 현실"이라며 "공공병원 안성병원이 이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농민의원 이인동 원장은 "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기금을 출연하고 안성병원이 치료의 중심이 되고 지역 1차의료기관들이 참여해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을 같이 해나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임종한 상임대표는 "안성병원 내원자 특성이나 중증도, 만성질환 분석을 통해 1차의료기관과 예방, 교육사업을 같이 하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시흥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정은 원장은 "빈민층 아동들의 치과 치료에 안성병원이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며 특히 1차의료기관과 정부, 지자체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부탁했다.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백재중 과장은 "병원내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개발해 주길 바란다"며 "안성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의 많은 자원들이 모여 다양한 공공사업을 펼치는 '안성모델'이 만들어져 전국에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의련 경기지역 8차 모임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열렸다.

김기태 newcitykim@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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