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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미얀마) 의료인들의 '시민불복종운동(CDM)'

기사승인 2021.05.24  11: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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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마 의료인이 전해 온 소식

버마(미얀마)에서 2월 1일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버마의 의료인들은 가장 앞장서서 저항하고 있으며, 저항 과정에서 다친 시민들을 치료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버마 양곤에서 활동하는 한 의료인이 현지 의료인들의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안전 문제로 필자 이름은 올리지 않습니다.  (편집자 주)

의료인들의 시민불복종운동 (Civil Disobedience Movement, 이하 CDM)

시민불복종운동은 크게로 두 가지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든 시민이 할 수 있는 운동인데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쿠데타 정부를 인정하지 않기입니다. 이 운동 속에서 군사 쿠데타 정부가 명령한 규칙들을 따르지 않고 반대하기, 세금 내지 않기, 군대 및 군대와 관련된 사업들을 거부하기(Boycott), 군대 및 군대 관련된 사람들과 관계 맺지 않기(Social Punishment) 등의 여러 활동이 포함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공무원들이 하는 출근하지 않기 운동입니다. 공무원이라고 하면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국립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초.증.고등학교 및 대학교의 교사와 교수들 그리고 은행원 다 포함됩니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공무원이 하는 출근 안 하기 CDM 운동 및 일반 시민이 하고 있는 CDM 운동 둘 다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공무원들이 하는 CDM은 의료인들이 시작한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2월 1일에 쿠데타가 일어난 후 2월 2일에 어떤 공무원 의사가 ‘쿠데타 밑에서 일을 못하겠다, 내일부터 출근 안 하겠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그 의사가 CD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지만 그 의사의 발표 후에 다른 의사들이 동의하면서 출근 안 하기 운동이 조금씩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서 Dr. Zaw Wai Soe(Rector of University of Medicine 1, Yangon, 현재 NUG 정부의 보건부 및 교육부 장관) 같이 의료인들이 존경하는 분들 포함해 많은 의료인들이 참여하면서 운동이 커졌고 다른 공무원들까지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료인들의 CDM 참여 이유

의료인들이 CDM 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다를 수 있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입니다. 첫째는 군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입니다. 의료인들은 의사나 간호사가 되기 위해 재정과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하여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대학원을 다니려면 공무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되려고 더 힘들게 노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무원이 된 후에도 군부독재 밑에서 모든 것을 참고 포기하고 군부의 눈치만 보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불만이 많이 쌓여왔습니다. 지난 5년간 아웅산수찌 여사의 NLD 정부 밑에서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는데 갑작스럽게 쿠데타가 일어나기 때문에 분노와 불만이 터졌다고 보였습니다.

두번째로는 바로 코로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버마에서 작년 3월부터 코로나 문제 때문에 모든 국민이 힘들고 있는데 누구보다 의료인들이 가장 많이 힘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게 하려고 위험한 조건에서도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버마의 보건상태가 얼마나 무너지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바로 의료인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데타가 일어났으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고, 선택권도 없어지고 최대한의 결정을 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의료인들이 CDM에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CDM에 참여하지 않은 Non-CDM 의료인들도 있습니다. 그 들은 군대와 관계가 있거나 군부를 무섭거나 아니면 이번에도 군부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CDM에 참여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CDM 하는 의료인들의 상황

CDM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인들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그 중에 먹고 살기의 문제도 포함됩니다. CDM 하기 때문에 월급을 받지 못해 생활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도시로 와서 일하고 있는 의료인들은 기숙사 임대료를 주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CDM을 하는 공무원들을 지원해주는 단체들이 있긴 하지만 그 단체들도 여러 이유로 모든 CDM 공무원들에게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출신 의료인들은 생활하기에 많이 힘들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안전 문제도 있습니다. CDM 한다, 시위에 참여한다, 시위에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준다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많은 의료인들을 군부가 수배 명단에 올렸습니다. 수배자가 되기 때문에 자신의 집에 있으면 잡혀갈 수 있어서 집에서 떠나 도망다니고 있는 의료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인들을 체포하려 왔다가 그 사람이 없으면 대신 가족이 체포되는 상황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까지 도망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체포되는 의료인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숙소 문제로 보입니다. 여유 있는 가정 출신 의사들은 괜찮지만 대부분 공무원 의료인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기숙사나 임대한 기숙사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CDM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기숙사에서 떠나야 하거나 월세 내지 못해서 기숙사에 떠나게 된 상황들도 많이 있습니다.

현재 의료 상황

2월 1일 쿠데타가 일어난 후 시민들을 치료하는 의료팀을 3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시위 장소의 의료팀

무엇보다 시위 장소에서 다치거나 총 맞는 시민들을 현장에서 응급치료를 해주는 팀입니다. 이 팀 중에서 의사도, 간호사도 있는 팀도 있지만 의사는 없고, 간호사와 응급치료를 배운 보조간호사, 자원봉사자만 있는 팀들도 있습니다. 이 의료팀은 간단한 치료 및 응급치료만 할 수 있고, 더 치료할 필요가 있는 환자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송해줍니다.

2. 병원에서의 의료팀

병원에서 치료를 더 받아야 하거나 수술할 필요가 있는 환자를 국립병원이나 사립병원으로 이송합니다. 국립병원의 경우 군인들이 와서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다친 사람들을 잡아가기도 해서 위험하다고 생각해 국립병원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병원에 꼭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국립병원에서 수술해 줄 수 있는 의료인들은 CDM에 참여하기 때문에 병원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술해야 하는 환자를 위해 몰래 와서 수술만 해주고 빨리 돌어가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줍니다. (아니면 의료인도, 환자도 잡혀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사립병원의 경우 시위 때문에 다친 사람들을 받지 않은 병원들도 조금 있지만 의료진 봉사팀을 만들어 치료해주는 병원도 많습니다. CDM 하는 의료인들이 자원봉사로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위에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주면 병원이 계속 운영 못하게 만들겠다고 군부에서 위협하기 때문에 병원들과 의료인들은 몰래 치료해줘야 하는 상황입이다.

특히 군부는 3월 말부터 국립병원 및 사립병원에서 시위 때문에 다친 사람들을 치료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치료해준다고 확인이 되면 병원을 문닫겠다, 치료 허가증을 중단하겠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런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사립병원에서 치료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비밀 의료팀의 역할는 더 커졌습니다. 

3. 동네의 비밀 의료팀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가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병원에 못 가는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환자들을 위해 동네에서 치료해주는 의료팀들이 있는데 군부에서 알면 안 되니까 비밀 의료팀으로 숨어서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이 팀에서 CDM하는 의료인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하여 치료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처럼 입원할 수는 없고 약속한 시간에 비밀장소에 찾아와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께 의료팀이 있는곳으로 환자가 찾아오는 것도 있지만 환자가 있는곳으로 의료팀이 찾아가서 치료하기도 합니다. 의료팀들도 한 곳에서만 계속 있는 것보다 그때 그때 다른 장소로 옮겨서 있어야 합니다. 이렇께 치료를 숨어서 했지만 체포되는 의료인들도 있습니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의료인들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치료를 해주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은 자원봉사 마음으로 치료비를 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만약에 수술때문에 예산이나 의약품이 필요한 경우 어떤 단체나 개인이 지원해주면서 시민이 시민으로 도와주며 나눠주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의 현재 상황

군부의 만행이 더 심해지면서 분쟁지역으로 떠나는 의료인들도 많아졌습니다. 분쟁지역에서 의료 역할을 계속 하는 의료인들도 있으며, 무장투쟁을 배우러 가는 의료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분쟁지역으로 가지 않고 도시에서 남아있는 의료인 중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다시 출근하는 Non-CDM 의료인들도 약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는 마음으로 CDM를 계속 하고 있는 의료인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의료인들은 시민불복종운동에서 지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불복종운동은 이번 버마 민주화 운동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의료인들과 시민들이 정치, 경제, 코로나 등의 여러문제 때문에 어려운 상황인데 서로 나눠주고, 보호하면서 힘든 삶과 투쟁을 유지해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미디어 mediahealth20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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