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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 속 숨겨진 건강 가치

기사승인 2024.03.10  19: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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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한국은 항상 바쁘다. 얼마나 바쁘냐 하면, 2020년부터 이어진 인구감소 추세에 힘입어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의 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인들은 더 바쁘다. 그중에서도 인구통계와 각종 실태조사에서 드러나는 중‧장년층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50대는 이미 가장 많이 일하며 가장 돈을 잘 버는 연령대로 자리매김했고, 노인돌봄을 위한 시설에 종사하는 60세 이상 요양보호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놀라지 마시라.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 4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이다. 정년을 연장 혹은 폐지하거나, 근로계약을 갱신해 장년층의 고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하지만 최근 중‧장년층의 활약은 경제활동에만 머물지 않는다. 청년이 떠나간 농어촌에는 통나무로 지은 귀농귀촌 공동체가 생겨났고, 전국투어 트로트 콘서트들은 연일 전석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여행, 이미용 봉사, 자율방범 활동 등 은퇴를 기념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병의원을 찾는 이유도 마찬가지. 요통치료를 기다리는 긴 대기줄에는 농사일 중 잠시 짬을 내 방문한 사람, 손자녀 돌봄으로 얻은 통증이 악화한 사람, 화단을 정리하다 삐끗한 사람이 섞여 있다.

이처럼 바쁘게 노후를 맞이하는 세대를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노인빈곤이나 고독사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 소비중심적 각자도생의 사회. 혹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건강한 노령화’. 이 건강한 노령화라는 개념은 인구가 고령화될수록 경제성장이 느려질 것이라는 공포 속에서 발전했다. 1972년 경제학자 그로스만은 의료서비스를 소비이자 투자라는 이론을 발표했다. 이 이론을 발판삼아 의료서비스를 통해 질병을 빨리 치료하거나 건강을 잘 관리한 고령인구가 늘어나면 경제활동을 통한 사회적 기여는 증대되고 의료비 지출은 낭비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가 활발했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정부는 노인건강 관련 제도적 지원을 낭비로 여기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대신 건강한 고령화를 경제정책으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 덕분에 개인의 시간 활용에 대한 조사자료와 가사노동과 자원봉사를 포함한 비시장활동의 경제적 가치를 환산한 국가통계자료를 활용하면 건강한 고령화의 숨겨진 가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국제학술지 <사회과학과 의학>에 실린 오늘의 연구는 스스로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고령층에서 가사노동이나 자원봉사 같은 비시장활동으로 더 높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논문 바로가기: 건강한 노화의 가치). 

건강미디어 mediahealth2015@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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