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보는의료 사진이야기』, 방문의료연구회
▲ 가정방문 워커보행 |
올해 82세인 환자분은 2023년 겨울 코로나를 앓으며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갔고, 혈관염이 급속히 나빠져서 코와 손가락 일부, 양쪽 무릎, 양쪽 종아리, 양쪽발에 괴사가 진행되었다. 입원한 병원의 정형외과에선 무릎 아래 절단 수술 스케줄까지 잡았으나, 본인은 죽어도 그럴 순 없다고 하여 퇴원을 권유받고 집으로 왔다. 가정간호를 요청했지만, 가정에서 치료하기엔 무리라 판단되어 지속적인 병원 진료와 응급 시 입원치료를 받겠다는 동의하에 가정간호 방문이 시작되었다.
2023년 5월 첫 방문 시 환자의 상태는 놀라웠다. 코의 연골조직은 녹아내려 구멍이 드러났고, 무릎과 정강이 부분은 까만 괴사조직으로 덮여있고, 발전체는 돌처럼 딱딱한 상태로 검고 두꺼운 덧신을 신은 모습이었다. 드레싱에 소요된 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었고, 상처에서 나는 냄새를 참기가 어려웠다.
간호사 2인이 번갈아 매일 드레싱을 했고, 현재는 주 4회 방문하여 처치하고 있다. 종합병원 여러 곳과 전문병원에서도 포기한 환자를 외과전문의인 본원 원장님과 가정간호사가 오늘도 치료를 지속하고 있다. 한달 정도만 드레싱 하다가 절단수술을 받으리라는 우리의 첫 예상은 빗나갔고 여전히 1시간여 소요되는 드레싱에도 호전되는 상태와 웃으시는 모습에 우리의 고단함은 어느새 뿌듯함으로 바뀌었다.
얼마전 요로감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으시던 중, 연세365매일의원 가정간호사 칭찬을 너무 많이 하셔서 간병인께서 민망하셨다고 말씀을 전해주셨다. 상태가 좋아져서 원장님이 워커 보행법을 알려드렸는데 “이렇게 잘생기신 의사선생님이 친절하고 자상하게 해주셔서 복 받으실거에요.” 하신다.
다리 절단도 거부하고 이젠 죽어도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던 환자분이 이제는 워커라도 잡고 걸어서 나들이하실 생각에 기뻐하신다. 가족들은 사선을 넘나들던 어머님이 이렇게 집에서 처치를 받고 식사도 잘하시는 모습이 믿기지 않는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볼 때마다 하신다.
환자에게 삶을 지탱할 용기와 희망을 주고, 가족에겐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준 나의 일, 가정간호에 보람을 느낀다.
백영미 가정전문간호사 연세365매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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