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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한 노인이 잘 늙어 죽기 위해서는

기사승인 2024.06.17  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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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보는의료 사진이야기』, 방문의료연구회

▲ 방문진료 가서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학생 때부터 방문진료 봉사 활동을 했다. 지금은 한의사로 방문진료를 다니고 있다. 내가 왜 방문진료를 하고 있나 생각 해 본다. 학생 때는 ‘병원까지 찾아오기 힘든, 몸이 아픈 사람들을 내가 찾아가 도움을 드린다’는 마음이었다. 지금은 ‘나도 집에서 늙어 죽고 싶기 때문에’ 집에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돌봄 서비스의 한 축을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들을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 말의 다양한 의미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한 노인이 잘 늙어 죽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도 하기 시작하면 좋겠다.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과 노인이 늙어가는 과정에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혼자서는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걷는 것, 입는 것, 씻는 것, 아플 때 치료를 받는 것 까지. 모든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예외없이 지나게 되는 삶의 한 시점이라는 점도 큰 공통점이다. 사람의 삶은 결국,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 도움을 주다가, 다시 도움을 받으며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서로 힘껏 돕고, 도움을 받아야만 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방문진료를 다니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지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만난다. 혼자 지내시는 분, 노부부가 함께 지내시는 분, 자녀와 함께 지내시는 분, 요양보호사의 방문을 받고 계시는 분, 반려견과 함께 지내시는 분.. 치매가 있으신 분, 편마비가 있으신 분, 통증이 심하신 분, 노쇠로 거동이 불가하신 분.. 생활이 넉넉해 보이는 분에서부터 정말 가난한 분까지. 집에 있는 노인이라고 모두 같은 모습이 아니다. 삶이 끝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운 순간들이 더 많지만 여전히 그곳에도 웃음이, 즐거움이, 따뜻함이 존재한다. 치매든, 마비든, 쇠약이든, 어떤 모습의 어려움이든, 내가 지내고 있던 곳에서 삶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하는 모든 분들이 편하게 도움 받으며 끝내 그곳에서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집에서 아픈 분들을 도우러 방문진료를 나간다. 

김수진 한의사 막내아들한의원, 아름다운생명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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