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연수기
지난 3월 정책간담회에서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장기요양보험 방문구강위생 서비스 신설과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의 지속적인 구강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논의에 영향을 받아 나는 방문진료가 활발한 일본의 의료 시스템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민의련) 연수를 결심했다. 이번 연수는 일본의 다양한 의료 및 사회복지 시설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서포티브 하우스 방문과 일본 의대생들과의 교류가 큰 인상을 남겼다.
치과위생사로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의료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연수의 주요 목적은 일본의 선진적인 의료 및 복지 시스템을 배우고, 그들이 어떻게 지역사회와 연계해 운영하는지 체험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일본의 의료와 복지 시스템을 이해하고, 한국과 비교해 배울 점을 찾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일본의 의료 시스템은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나는 이 연수를 통해 그들의 성공 요인을 한국의 실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얻고자 했다. 라운딩 중 방문한 서포티브 하우스는 단순한 주거 시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었다. 이곳의 접수처는 항상 개방되어 있어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거주자들 간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서포티브 하우스는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단순한 주거 제공을 넘어, 인간적인 돌봄과 자립을 위한 지원을 실천하고 있었다. 운영자의 철학인 ‘조금의 지원이 있으면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시설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느낌이었다. 이는 개인의 자립과 생활 전반을 돕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복지 시스템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 서포티브 하우스 벽면을 가득 채운 당사자들의 활동 모습. |
또한 일본 의대생들과의 교류회를 통해 그들의 교육 시스템과 접근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의료인의 역할을 사회적 책임의 연장선에서 이해하며,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데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특히 나가사키대 의학부의 타하라상이 발표한 미나마타병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미나마타병은 공장에서 배출된 유기수은이 주민들에게 중독을 일으킨 질환으로, 기업이 오랜 기간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그는 이러한 공해병의 피해자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목표를 밝히며, 의료인이 단순한 치료자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지고 피해자를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표는 내가 의료인으로서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했으며, 사회적 약자나 공해 피해자와 같은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공정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 일본민의련 보건의료계 학생들과의 교류 모임. |
이번 연수를 통해 나는 의료인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의 의미를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다. 의료 서비스는 단순히 기술적 역량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하며, 환자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포괄적 활동임을 배우게 되었다. 일본의 선진적인 의료 시스템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운영되고 있었으며, 이는 앞으로 한국에서도 더욱 강화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박예원(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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